외국인의 성대생활 | 성대사람들

  곡덕순 학우는 올해 25살로 중국에서 왔다. 그가 한국에 온 것은 3년 전이다. 2012년 중국의 유수 대학인 대련이공대학(Dalian University of Technology, DLUT)을 졸업하고 학사학위를 이수했다. 지금 그는 성균나노과학기술원(SKKU Advanced Institute of Nano Technology, SAINT)에서 석-박사과정이 결합된 전공을 지원했으며 현재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지금 나노과학기술(Nano Science and Technology)을 전공하고 있다. 각광받고 있는 공학 분야 중에 하나로, 나노기술은 어느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의학, 물리학 등 여러 학문에 밝은 비전을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곡덕순 학우는 나노과학기술을 전공하기로 특별히 마음먹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2010년 안드레 가임(Andre Geim)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Konstantin Novoselov)라는 두 물리학자가 물리학에서 노벨상을 탔습니다. 상을 받은 내용은 2차원 물질인 ‘그래핀(Graphene)’이었죠. 그 당시에 저는 그래핀이라는 물질과 나노 기술에 대해 정보를 많이 얻었어요. 심지어 교수님들은 제가 듣는 전공 수업 중에 그래핀에 대해서 언급하고 다루길 원하셨습니다. 그래핀과 다른 2차원 물질들은 ‘미래의 물질(future material)’로 일컬어지는데 이것이 저에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운 좋게도, 2011년에 제가 다니던 대련이공대학(DLUT)과 성균나노과학기술원(SAINT)사이에서 개최한 워크숍이 열렸어요. 그때 워크숍의 청중으로 참석해서 많은걸 배웠습니다. 제 꿈과 학문적 열망을 깨닫게 된 좋은 기회였어요. 그리고 성균나노과학기술원(SAINT)는 세계에서 나노기술분야를 선도하는 연구 기관이죠. 그래서 제 과학 연구의 꿈을 깨달은 바, 2012년 성균나노과학기술원의 ‘나노과학기술’학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출처: 인메솔, 네이버 캐스트 ‘풀러렌’

  그가 매력을 느낀 ‘그래핀’이란 물질은 무엇일까? 그래핀은 학우가 말해주었던 것처럼 2차원 물질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탄소 중 하나인 ‘흑연’의 한 겹을 ‘그래핀(graphene)’이라고 한다. 즉 흑연은 그래핀들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그래핀의 두께는 0.2nm로 매우 얇으면서 물리적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전기가 구리보다 잘 통하며, 강도는 강철의 200배이상, 그리고 전자이동속도가 105m/s로 빛의 300분의 1의 속도에 해당한다. 게다가 매우 유연하기 때문에 현재 개발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서 각광받고 있으며, 반도체에 쓰이는 실리콘에 대적할 새로운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신소재인 그래핀에 그가 매료된 이유가 분명했다.

  “그래핀과 다른 2차원 물질들은 비교적 새로운 물질이에요. 전자 장치들이 가진 많은 새로운 속성들과 유형들이 세상에 드러나길 원하고 있죠. 나노과학기술 분야의 연구는 마치 보물을 사냥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때때로 연구에 어려움을 느낄지라도, 저는 기회와 도전이 공존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한국에 오게 된 지 3년차가 된 그는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2012년에 성균나노과학기술원에 지원하게 된 건 제 과학적 연구 욕심 때문이었어요. 그리고 직접 겪어본 한국은 굉장히 평화롭다는 거예요. 한국에 대한 첫인상이겠죠? 제가 겪었던 바로는, 여기 사람들은 매우 예의바르고 친절하다는 겁니다. 3년이 다되도록 한국에서 공부를 하고, 삶을 살아가면서, 좋은 선택을 했었구나라고 확신합니다. 제가 여기에 온건 특별한 기회라고 생각해요. 당시 SAINT에서 주최한 면접이 있었는데, 저는 그 면접을 보고 운 좋게 합격하게 됐어요. 놀랍게도 그때 저를 담당했던 면접관은 지금 제 지도교수가 되셨지요.” “한국에 처음 온 1년은 기숙사에서 지냈지만 지금은 학교 밖에서 자취하고 있습니다. 저는 대부분의 시간을 연구에 쏟고 있죠. 삶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특히 박사에게요. 저는 또한 운동을 하는 데 쓰는 시간을 따로 빼놓습니다. 휴식뿐만 아니라 공부도 모두 중요합니다. 방학 기간에는 여행을 가보고 싶군요.”

 그가 한국을 살아가면서 느꼈던 불편한 점은 무엇이었을까? “저는 의사소통 문제가 있었어요. 아직 저는 한국어에 서투르거든요. 하지만 운이 좋게도 SAINT에서는 걱정을 덜게 됐어요. 모든 전공 수업들이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이죠. 배움에 있어서는 큰 어려움을 느껴보지 않았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일상 속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조금 불편합니다. 쇼핑할 때나 감정 표현을 할 때 말이죠. 그래도 지금은 몇몇 기본적인 한국어를 알게 되었고, 앞으로 계속 배워나갈 예정입니다.”

  중국과 한국은 예로부터 많은 교류를 해왔고 여러 공통적인 문화요소들도 있다. 그렇다면 그의 고향인 중국과 한국은 어떤 뚜렷한 차이점들이 있을까? 그가 직접 느껴본 차이점은 딱히 큰 차이점은 없다는 것이다. “제 생각에는 중국과 한국 사이에 큰 뚜렷한 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로, 지금 세상은 정보 전달이 초고속인 인터넷시대(internet era)이기 때문이에요. 뿐만 아니라 한국의 전통문화는 중국과 비슷해요. 노인을 공경하는 문화같이 말이죠. 조금 분명한 차이점으로는 한국 식당 손님들은 마루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는 좌식(坐式)문화를 가졌다는 겁니다. 중국에서는 의자에 앉는 입식(立式) 식당이 대부분이거든요.”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된 재밌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제가 친구들이랑 한 번 저녁을 먹었던 적이 있어요. 우리들은 같이 술을 마셨어요. 그 당시에는 한국의 술문화를 몰랐기 때문에 제 잔에 술을 제 손으로 따르고, 친구들과 마주보며 마셔버렸죠. 친구들이 그때 한국의 술문화에 대해 가르쳐주었어요. 한국에서는 다른 사람이 잔을 따라주고, 마실 때에는 고개를 살짝 틀어서 마신다는 것을요!”

 연구에 가열차게 매진하는 그를 보면 앞으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소박하게도 곡덕순 학우의 목표는 한국 전 지역을 여행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즐기고, 맛있는 음식들을 음미하며, 많은 좋은 친구들을 사귀는 것이 그의 바람이라고 소탈하게 전했다. 값진 기회를 잡아 신소재를 향한 탐구뿐만 아니라, 소중한 추억들을 많이 남기고 가길 응원한다.

김예람 기자 
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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