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시블(휘어지는) 디스플레이란 용어를 들어본 적 있는가? 이를 이용하면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휴대성을 유지하면서도 큰 화면을 사용할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엔 둘둘 말아서 휴대할 수 있는 노트북이 등장하고, 유리창에 내비게이션을 부착해 운전하면서도 바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해줄 물질은, 바로 ‘그래핀’이다.

그래핀은 탄소원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두께가 원자 1개 크기 정도로 아주 얇은 막이다.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반도체에 주로 쓰이는 단결정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자를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다. 강도는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며, 최고의 열전도성을 자랑하는 다이아몬드보다 2배 이상 열전도성이 높다. 또 탄성이 뛰어나 늘리거나 구부려도 전기적 성질을 잃지 않는다. 이러한 놀라운 특성때문에 차세대 신소재, 꿈의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전 세계 그래핀 분야 특허출원건수에서 기관으로서는 성균관대가, 기업으로는 삼성이 각각 1위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런 연구소식 중심에 서 있는 우리학교 ‘그래핀 연구센터’, 그리고 유원종 센터장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들어보자.

삼성은 2005년 삼성재단이 설립한 성균 나노과학기술원에서 그래핀 연구를 시작해, 꾸준히 삼성 종합기술원과 협력하여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러한 연구에 더 큰 시너지를 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성균관대 ‘그래핀연구센터’이다. 이들은 2010년, 5개의 공통 연구 과제를 시작했다. 다음해는 10개로 지속해서 과제의 수를 늘려 연구를 진행했다. 그래핀 연구센터는 기본적으로 각각의 연구센터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을 공유한다. 이를 토대로 연구 과제를 만들어 협력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성균관대와 삼성 연구진이 각각의 연구센터를 오고간다. 어떤 사람은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 “삼성은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내야하는 기업이고, 우리학교는 학문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목표충돌이 일어나지는 않는가?” 이 질문에 유원종 교수는 충돌보단, 오히려 협력을 통해 각각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답한다. 우리학교와 삼성 모두 Win-Win할 수 있는 전략이 바로 성균관대 ‘그래핀연구센터’인 것이다.

그래핀연구센터의 주 연구 분야는 전자 부분이다. 그래핀이 응용될 수 있는 분야는 많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전자 분야에서의 그래핀의 응용은 무한하다. 그래핀을 이용해 전자 소자를 만드는 핵심기술이 연구센터의 주 연구 분야이다. 그래핀은 원자 1개의 얇은 막이기 때문에 눈으로 쉽게 볼 수 없다. 하지만 우리학교는 작년에 ‘네이처’에 그래핀의 결정을 쉽게 관찰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논문을 기재했다. 그리고 단원자 층 물질인 그래핀은 처리하는 과정에서 쉽게 오염된다. 이것을 ‘플라즈마’라는 방법을 이용해 깨끗하게 정화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이 기술은 특허 출원된 상태이고, 삼성에서 회사응용기술로 채택되어 사용 중이다.

2005년에 설립된 성균 나노과학기술원은 많은 업적을 냈다. 그 중 ‘탄소나노튜브’ 분야에 있어서는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상태다. 우리학교는 많은 연구결과, 그리고 좋은 교수진 등 인프라를 충분히 갖추었다. 그 밖에도, 삼성뿐만 아니라 콜롬비아, 싱가폴 대학 등 해외 유명 대학, 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기도 하다. 탄소나노튜브를 처음 발견한 스미오 이지마 교수는 그동안 성균 나노과학기술원의 원장으로 있으면서, 음과 양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 하지만 무엇보다 성균 나노과학기술원과 삼성종합기술원의 많은 협력이 이 눈부신 성과의 일등 공신이라고 유원종 교수는 말했다.

BBC에서 보도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학교의 특허출원건수는 134건이다. 이후 건수가 추가되어 현재 산업협력팀 자료에는 148건이다. 이미 등록된 특허는 전체의 약 10% 정도이다. 특허출원 후 절차에 따라 이의가 모두 해결이 되면 특허등록이 완료된다. 대부분의 특허출원이 2009~2012년 사이 최근에 이루어진 것을 감안하면 50%까지 특허가 등록될 것이다.

우리생활 속의 그래핀이 실생활에 응용 될 수 있는 부분은 무궁무진하다. 그래핀은 기본적으로 전도체(열과 전기가 쉽게 통하는 물체)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처리 과정에 따라 부도체(열과 전기가 쉽게 통하지 않는 물체)로 쉽게 변한다. 이런 특징 때문에 그래핀은 전자소자 재료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래핀은 탄소원자 1개 정도로 매우 얇아서 잘 휘어지고 투명하다. 입을 수 있는 노트북, 휘어지는 스마트폰, 유리창에 부착 가능한 내비게이션이 미래엔 가능하단 이야기다. 그 외에 유리에 그래핀을 부착해 태양에너지를 모을 수 있는 기술, 물질이 녹스는 것을 막는 기술 등에 응용될 수 있다.



그래핀이 만들어 낼 미래. (성균관대학교 "그래핀" 홍보영상)


분명히 그래핀의 전망은 밝다. 사회적인 혁명을 일으킬 ‘그래핀 전자소자’의 경우 시장의 규모도 상당히 크다. 하지만,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핀을 전자소자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기술이 들어간다. 비슷한 예로 실리콘의 개념이 1960년에 발견되었지만, 제품으로 꽃을 피운 시기는 1980년대 이후이다. 소재 자체는 값싼 실리콘이 응용되어 완제품이 되면 그 가치는 더욱 커지는 것처럼, 그래핀은 미래에 큰 혁명을 일으킬 차세대 신소재라고 유원종 교수는 이야기한다.

국내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나아갈 길도 많이 남아있는 성균관대 ‘그래핀연구센터’는 앞으로 더욱 전진할 것이다. 2002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에 의해서 우연히 발견된 나노물질 ‘그래핀’. 머지않은 미래에 꿈의 나노소재 그래핀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지 기대해 보자.

 

출처: 성균관대학교 웹진 http://webzine.skku.edu/